덱스터 소설 vs 드라마

드라마를 전부 보고나서 원작 소설이 있다길래 어제 저녁 냉큼 나가서 사 가지고 왔습니다.
(아.. 그 CIEL과 더불어.ㅜ.ㅜ )

일단 소설과 드라마 중 어느 게 더 낫냐고 하신다면 이건 드라마의 절대적인 승리입니다.
솔직히 소설 자체만 읽고 그 내용에 스릴감을 느끼긴 힘들었습니다.
드라마의 배우의 모습을 생각했고, 그 배우가 하는 독백의 느낌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나마 공감을 한 거지요.
다 읽은 지금은 좀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일단 첫 권인 "음흉하게 꿈꾸는 덱스터"는 시즌 1의 내용과 비슷합니다.
그렇지만 드라마의 내용이 원작보다 더 한층 꼬여있다고 할까요.
원작은 기본 드라마의 습작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 번째 "끔찍하게 헌신적인 덱스터"는 시각적으로 따지자면 굉장히 무섭고 잔인했습니다.
시각적으로 본 다고 가정한다면 말이지요.
하지만 솔직히 그것을 글로 전달해주는 점에 있어서는 좀 함량미달이라고 할까요.
"끔찍해"라는 생각과 아픔이 느껴지질 않았으니까요.
그냥 잔인하다는 설명만 하고 있으니 그냥 그렇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원작은 드라마 각본의 습작 수준이라고 생각한 이유는 내용 구성도 그렇지만 캐릭터 묘사때문이기도 합니다.
책에서는 중요 캐릭터는 덱스터 자신과 많이 나온다치면 동생이라고 할까요.
그에 비해 드라마 속 캐릭터는 덱스터는 물론이고 조연들의 특징도 굉장히 잘 살아 있습니다.
특히나 덱스터의 여자친구 리타의 특징이 말이지요.

덱스터가 사실 인간적인 감정에 가깝게 느낄 때는 자신의 여동생과 리타 가족과의 관계에 있을 때입니다.
드라마와 소설의 차이가 여기서 많이 갈리더군요.
소설은 리타의 비중을 굉장히 작게 잡고 있습니다. 거의 등장을 안 한다고 할까요.
그리고 오히려 리타의 아이들과의 관계를 더 크게 잡고 있더군요. 3권의 내용은 아마 그것을 중심으로 끌고 가지 않을까 합니다.
그에 비해 드라마는 리타를 히로인급으로 잡고 있습니다. 아마 초반엔 리타와의 관계가 덱스터의 커다란 줄기를 차지한 끔찍한 부분에서 긴장을 풀어주는 부분으로 등장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내용이 전개되어 갈수록 덱스터의 인간다움을 키워주는 한 맥락으로 전개되어 나가더군요. 더불어 리타 자체도 약한 여자가 아닌 점차 강하게 변하고요.

어떤 부분을 선호하냐면 전 드라마의 덱스터와 리타 가족과의 관계를 선호합니다. 덱스터의 세계가 몬스터의 세계라면 리타의 가족은 정상적이라 말할 수 있는 일상을 이야기하거든요. 그래서 지나치게 어둠 속의 덱스터를 보지 않아서 좋고, 리타의 가족이 있어서 정상에 맞추려는 또 다른 덱스터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재미있거든요.
그에 비해 소설 속의 관계는 리타 가족의 세계가 리타를 제외하고 모두 덱스터의 세계로 빠지는 것 같아서 싫습니다. 소설 자체가 너무 어둠 쪽으로 치우쳐 버렸다고 할까요. 제가 보기엔 이 리타 가족이 존재함으로써 이 이야기에 현실감을 주는 데 그 리타 가족마저 비현실, 어둠의 세계에 빠지면 대체 어쩌자는 건지.ㅡ.ㅡ

아니, 까놓고 이야기하자면 소설 속에서 묘사하는 리타 캐릭터가 싫어서 더 소설이 마음에 안 듭니다. 그저 현실 속에 없는 백마 탄 왕자님만 원하는 것 골 빈 여자 같이 표현해 놓아서 말이지요. 그에 비해 드라마는 처음엔 약하고 어쩔 줄 모르고 약간의 푼수끼도 있었지만 점차 강해지는 모습이 멋져 보이거든요.

소설은 덱스터의 캐릭터를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가져갑니다. 몬스터로.
그에 비해 드라마는 덱스터가 몬스터긴 몬스터지만, 자신의 모습에 나름대로 고민도 하고, 변해보려고 하는 그렇지만 결국엔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결정하는 몬스터입니다.
사람에 따라 악마면 악마지 뭘 나름대로 합리적으로 또 이유를 만들려고 그래. 그렇게 생각한다면 소설을, 화려한 영상과 나름대로의 이유 부여, 몬스터의 갈등을 느끼고 싶으신 분은 드라마가 더 취향에 맞으실 듯 합니다.

소설은 3편 자체가 제목까지 나왔으니 대충 내용이 어떨지 예상이 되고,
드라마는 시즌 3을 대체 어떻게 잡을지 궁금하기에 더 기대가 됩니다. 지금 왠만한 갈등은 끝났으니 드라마는 시즌 3을 잘못 만들면 완전 실망스러울 수 있겠다 싶지만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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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퉁이 | 2008/02/02 22:11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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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greenhill at 2008/02/07 19:56
엑스파일은 원작소설은 아니지만, 시리즈 나온 다음에 그 골격을 이용해서 나온 소설이 몇 권 있어서 읽어봤는데 소설 자체로는 그럭저럭 재미있게 읽었지만 그걸 드라마처럼 반복학습하라면 절대 NO. 일단 익숙해진 것이 있는 다음에는 완성도를 떠나서 잘 적응이 안 되더라구요.

연수는 끝난 거예요? 새해 복 많이 받고 건강하게 잘 지내요. ^^
Commented by 퉁이 at 2008/02/10 19:26
greenhill님//역시 드라마는 드라마인가봐. 그래도 원작이 소설이라길래 조금 기대했거든. 내일이면 개학이야.^^ 설날 잘 보냈어요? 새해 복 많이 받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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